고라니가 키우는 콩밭 전(정수연 시, 박미화 그림)- 농부네 예술창고 갤러리

고라니가 키우는 콩밭 전(정수연 시, 박미화 그림)- 농부네 예술창고 갤러리

해남 농가 창고서 만나는 동화 같은 그림

귀농 10년 전병오·정수연 부부 베짱이농부네 예술창고서
7월 20일까지 ‘고라니가 키우는 콩밭’ 전
정수연씨 시 소재 박미화 작가 그림 17점 선봬 행촌미술관 ‘풍류남도 프로젝트’

2016년 06월 06일(월) 00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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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그만 시골농가 창고가 갤러리로 재탄생했다. 해남군 만안리 미세마을에 위치한 ‘베짱이농부네 예술창고’에서 ‘고라니가 키우는 콩밭’전 이 7월20일까지 열린다. 이번 전시는 행촌문화재단이 올해 진행하는 ‘2016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’ 일환이다. 정수연 시 ‘고라니가 키우는 콩밭’을 소재로 박미화 작가 그린 그림 17점을 전시한다.

‘베짱이농부네 예술창고’는 약 10년 전 서울에서 극작을 하다 귀농한 전병오(46)·정수연(48) 부부가 농산물이나 농기계를 보관하던 장소였다. ‘베짱이 농부네’는 농사 중간 틈틈이 시와 대본를 쓰고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전병오부부에게 행촌문화재단이 개발해 준 농가 브랜드다. 부부는 지난해 해남 출신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를 다룬 연극 ‘소녀들:우리 여기 살아있어요’을 연출하기도 했다. 당시 지역민들을 출연시키며 주목을 받았었다.

프로젝트에 한 서울 박미화 작가는 지난해 해남 답사에서 베짱이 부부를 처음 만났다. 젊은 초보 농사꾼 부부는 농사를 지으며 겪었던 여러 일을 들려줬고 박 작가는 여기서 착안해 이번 전시가 기획했다.

특히 예술은 어디서나 즐길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약 20㎡(6평)창고를 갤러리로 개조해 전시를 열자는 데 동의했다. 개막식에 참석한 지역작가들은 즉석에서 현판을 제작해 설치해주기도 했다.

전시 모티브가 된 시 ‘고라니가 키우는 콩밭’은 콩잎을 좋아하는 고라니 때문에 수확량이 적어 고민을 했던 부부 경험담이다. 순한 고라니 눈을 본 부부는 차마 쫓아내지 못하고 나중에 누구 것이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같이 키워보자는 내용을 담았다.

박 작가는 부부 이야기를 목탄을 활용한 파스텔풍 회화작품으로 풀어냈다. 동네 할머니에게 얻은 밭을 살펴보는 부부가 등장하는 ‘처음 얻은 밭’, 숨어서 콩밭을 지켜보는 고라니를 그린 ‘숲속에서’ 등 작품을 살펴보면 마치 동화를 읽는 느낌이다. 작품 ‘잠 못 이루는’에서는 고민하다 지쳐 잠이 든 정씨를 창문 밖에 고라니가 지긋이 지켜보고 있다.

‘이 콩을 드시고’에서는 왕관을 쓴 고라니에게 정씨가 콩을 바치고 ‘애지중지’에서는 고라니가 콩밭을 돌보고 있다. 작품 ‘태평성대’에 이르러서는 고라니와 사이좋게 콩 농사를 짓는 정씨가 등장하며 갈등이 해소된다.

동화같은 이야기에 작품은 높은 인기를 끌며 지난 5월27일 개막식 깜짝 경매에서 13점 판매되기도 했다. 첫 낙찰자는 11세 여자아이였다. 예상 보다 높은 판매량에 원래 9월30일까지 전시를 열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겨 7월20일에 마감한다.

7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는 박 작가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. 또한 전시장 한켠에서는 전시기간 내에 지역 농산품 판매공간도 마련된다.

부부는 앞으로도 예술창고에서 꾸준히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. 또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해 남도 농가와 예술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. 문의 010-3052-5870.

/김용희기자 kimyh@kwangju.co.k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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